제주 오름과 숲의 기록
제주 · 3박4일

제주의 오름과 숲을 깊이 있게 음미하고 싶다면 3박 4일이라는 일정은 참으로 알맞습니다. 한꺼번에 많은 곳을 조급하게 둘러보기보다, 남쪽과 중산간 일대의 자연을 차분히 거닐며 체력을 안배하기에 이토록 여유로운 기간이 없습니다. 이번 여정은 도심의 복잡함을 벗어나 완만한 능선과 맑은 공기를 온전히 마주하는 동선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연중무휴로 언제든 방문할 수 있는 자연 명소들을 차례로 짚어가며, 날씨와 계절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제주의 풍광을 깊숙이 들여다보겠습니다.
첫날과 둘째 날에는 발걸음을 가볍게 시작하여 제주의 너른 품을 느낄 수 있는 오름들을 올랐습니다. 여행의 시작점인 아부오름은 상시 개방되어 있으나 현장 상황에 따라 일부 출입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출발 전 가볍게 전화로 확인해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주차가 가능하여 차를 대고 오르기 편리하며, 둥글게 파인 분화구의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마음이 탁 트이는 기분이 듭니다. 이어지는 일정인 고근산 역시 연중무휴로 열려 있어 시간에 쫓기지 않고 방문하기 좋습니다. 다만 이곳도 입구 상황이 바뀔 수 있으니 방문 전 문의를 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상시 개방된 산세를 따라 정상에 오르면 서귀포 일대의 풍경이 한눈에 담기며, 걷는 이의 숨결에 제주의 싱그러운 바람이 깊게 스며듭니다.
이번 3박 4일 일정의 하이라이트인 대표 장소, 모구리오름은 그 독특한 지형과 울창한 숲으로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북쪽으로 휘어진 말굽형 분화구 속에는 어미개가 새끼를 안은 듯한 작은 언덕인 알오름이 숨어 있어 자연의 신비로움을 더합니다. 2003년에 조성된 서쪽 기슭의 야영장과 산책로를 지나면, 모구리오름을 찾는 가장 큰 이유인 편백나무 숲길이 나타납니다. 연중무휴로 주차가 가능한 이곳은 방문 시 출입 통제 여부를 미리 전화로 확인하고 찾는 것이 좋습니다. 숲속에 들어서는 순간 피톤치드가 가득한 공기가 몸을 감싸며, 일상에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눈 녹듯 사라지고 심신이 편안해지는 것을 온몸으로 체감하게 됩니다.
중산간의 깊은 정취를 더해줄 거린사슴은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되어 언제든 차를 세우고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공간입니다. 한라산의 숨결이 가까이 느껴지는 이곳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숲의 색감이 극적으로 바뀌어, 언제 찾아와도 새로운 감동을 선사합니다. 숲을 지나는 바람의 서늘함과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느끼며 걷다 보면 자연 속에서 깊은 휴식을 취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마지막 날에는 일정을 차분하게 갈무리하며 서귀포 알토산마을을 찾았습니다. 평일인 오전 9시부터 오후 18시까지만 문을 열고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은 휴무이므로, 주말을 피해 일정의 마무리에 넣는 동선이 자연스럽습니다.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으며, 정겨운 마을의 풍경 속에서 3박 4일간의 여정을 차분히 되짚어보게 됩니다. 화려한 관광지 대신 오름과 숲, 그리고 마을의 결을 따라 걸었던 이번 여행은 제주의 진짜 매력을 깊이 있게 기억하게 만들어 줍니다.
코스에 포함된 곳
- 모구리오름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 고근산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서호동
- 거린사슴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1100로 823
- 아부오름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 서귀포 알토산마을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토산중앙로16번길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