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첨산의 품으로

전남 · 당일치기

고흥 첨산의 품으로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온전한 하루를 채우고 싶을 때, 멀리 떠나는 부담 없이 가볍게 다녀오기 좋은 곳이 있습니다. 고흥의 관문이라 불리는 첨산 자락과 아늑한 염포마을을 잇는 이번 당일치기 코스는 이동 거리가 과하지 않고 여유로운 호흡으로 둘러볼 수 있어 하루 코스로 제격입니다. 번잡한 도시의 소음을 뒤로하고 자연과 사색에 잠기는 온전한 쉼표를 찾아 떠나봅니다.

여행의 첫 발걸음은 고요한 산사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흥덕사로 향합니다. 흥덕사가 자리한 첨산은 18세기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북방 중턱에 낙안사, 남방 중턱에 흥양사가 있었다고 전해질 만큼 깊은 역사와 유서 깊은 이야기가 깃든 명산입니다. 1929년에 기불대사가 초가로 지어 석로암이라 하다가 1962년 첨산사로 개칭했고, 1973년에 규모를 넓히면서 지금의 극락전을 신축하고 흥덕사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이곳에는 정면 3칸 팔작지붕의 아담한 극락전을 비롯해 산신각, 2층 누각 형태의 종각, 요사, 해탈문, 강당 등이 정겨운 풍경을 이룹니다.

오전 시간대에 흥덕사를 찾는 것을 추천하는 이유는 첨산이 지닌 산행의 묘미 때문입니다. 첨산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지루할 틈 없이 반복되어 걷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특히 능선에 오르면 눈앞으로 넓은 들판이 펼쳐지고 멀리 여자만이 아스라이 조망되는데, 맑은 날에는 가슴까지 탁 트이는 해방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절이 창건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낙안사에 있던 미륵불이 절 부근까지 굴러 내려왔다는 재미있는 전설을 떠올리며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상시 개방되어 언제든 찾을 수 있고 주차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차를 대고 편안하게 산책을 시작하기 좋습니다.

산사의 그윽한 풍경을 뒤로하고 오후에는 발걸음을 옮겨 평화로운 염포마을로 향합니다. 오전의 가벼운 등산으로 살짝 달아오른 열기를 식히며 마을의 소박한 돌담길과 풍경을 눈에 담기 알맞은 동선입니다. 염포마을은 연중무휴로 언제나 방문객을 맞이하며 상시 개방되어 있어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이곳 역시 주차가 가능하여 차량을 이용해 방문하기에 불편함이 전혀 없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첨산과 염포마을은 전혀 다른 매력을 선사합니다. 초록빛 생기가 가득한 계절에는 싱그러운 나뭇잎과 탁 트인 들판이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스산한 바람이 부는 날에는 고요한 산사와 마을의 포근함이 깊은 위로를 건네줍니다. 화려한 볼거리로 가득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소박한 자연 속에서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하루를 선물 받는 기분이 듭니다. 이번 주말, 복잡한 계획은 내려놓고 가볍게 떠나는 당일치기 여정으로 고흥의 풍경을 마주해 보시기 바랍니다.

코스에 포함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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