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삼릉계곡마애석가여래좌상 가을 숲속 천년의 불상

삼릉계곡마애석가여래좌상

가을의 깊은 문턱에 이른 계절, 경상북도 경주시 남산순환로 341-126에 위치한 삼릉계곡마애석가여래좌상을 찾았습니다. 붉고 노랗게 물든 단풍잎이 흩날리는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복잡했던 발걸음마저 자연의 호흡에 맞춰 차분해집니다.

천년의 세월을 품은 거대한 마애불

경주시 배동의 거대한 자연 바위벽에 새긴 앉아 있는 모습의 석가여래불로 높이는 6m에 달합니다. 남산의 좌불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며, 통일신라시대 후기에 유행하던 양식의 마애불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바위 자체가 약간 뒤로 기울어져 있어 조각된 불상이 마치 먼 하늘을 올려다보는 듯한 독특한 인상을 줍니다.

몸을 약간 뒤로 젖히고 있으며, 반쯤 뜬 눈은 속세의 중생을 굽어살펴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냅니다. 머리에서 어깨까지는 입체감 있게 깊게 새겨서 돋보이게 했으나 몸체는 아주 얕게 새긴 것이 특징입니다. 이곳에 있는 다른 불상들의 세련되고 단정한 얼굴과는 달리, 이 불상은 약간 투박한 느낌을 주어 색다른 매력을 전합니다.

가을날 숲길을 따라 걷는 여유

경주 남산은 오색 빛깔의 계절 옷으로 갈아입는 중이며, 숲속 깊은 곳에서 조용히 마주한 불상은 천년의 시간을 고스란히 품은 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인위적인 손길을 최소화한 자연 속에서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맞이하는 이 석불은, 화려하지 않아 오히려 그 깊은 멋이 더해집니다.

산세를 따라 걷는 길은 가파르지 않지만 고즈넉한 계절의 풍경을 감상하기에 모자람이 없습니다. 바위 틈 사이로 불어오는 가을바람은 걷느라 지친 일상의 숨을 고르게 만들어 줍니다.

가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실용 정보

이곳은 별도의 휴무일 없이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상시 개방되어 있습니다. 이른 아침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오르거나 늦은 오후의 차분한 햇살을 받으며 산책하기에 좋습니다.

자차를 이용해 방문하는 이들을 위해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주차가 가능합니다. 붐비지 않는 시간에 여유롭게 차를 대고 산행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방문을 준비하며 세부적인 사항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경주시청 문화재과 054-779-6100으로 문의하면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